아주 재미있는 꿈을 꿨다.
제목처럼 군대 관련 꿈. 내용을 풀어보자면,
전역을 한 줄 알았더니 우리 기수는 전역을 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 전역 전에 발생한 어떠한 일(사건? 무얼까?) 때문에 우리들의 전역은 취소되고 우리 기수 전원이 다시 교육사 훈련단으로 소환되어 다시 훈련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도(?) 계급과 호봉은 그대로 유지된 채 말이다.
덕분에 훈련단의 교관들, 훈육관들은 거의가 우리 후배 기수(말년 중위에게 무엇이 무서우랴?). 우리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훈련을 진행했으니, 육체적으로는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그러나 훈련 편하게 받는다고 군대에 오래 머물고 싶은 것은 아니잖아?
그런데…….
소환되고 나서 얻은 정보는 우리가 앞으로 2,3년 간은 더 복무해야한다는 사실이었다. 기본군사훈련 14주에 임관 이후 3년간 복무했는데 또 복무하라고? 동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추측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내가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한 번 더 국가에 봉사해보는 거지'라고 호쾌하게 외쳤다는 것.
빨리 전역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보냈었는데, 한 때 정말 괴로웠던 적도 있는데, 군대에서 질병까지 얻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속의 열혈모드가 발동한 것인지, 애정이 생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그 꿈 속에서의 훈련단은 즐거웠던 것 같다. 평일 훈련마치고 주말에는 자유시간, 청색 체련복을 입고(왜 신형을 지급 안 해줬을까?) 청소하면서 후임 훈육관이랑 인생토론도 하고, 당직퇴근하는 후임 훈육관이 미팅하러 간다니까 격려도 해주고, 동기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예전 훈련받을 때 이야기도 다시 하고.
눈을 뜨고나서는 불쾌하다거나 악몽을 꿨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도 이런 꿈을 꾸는구나, 별 수 없는 전역자인가?' 하는 생각에 웃음만 나왔을 뿐.
현역에 있을 때 꾼 군대관련 꿈은 검열이 와서 깨진다든지, 상황보고에 문제가 있어서 깨진다든지, 브리핑 자료에 문제가 있어서 깨진다든지, 아니면 앉아서 전투세부시행규칙을 만들거나, 브리핑 자료를 만들거나, 전화받고 전화하면서 업무처리를 한다던가 하는 꿈들 뿐이었는데(무척이나 리얼했다), 지금은 깨고나서 웃음이 나오는 꿈이라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에게 군대생활이라는 것이 무척 소중했던 모양이다. 동기들도 마찬가지이고……. 잊지 못할 곳.